[여의도풍향계] 통합당 '백종원'에 화들짝…민주당은 잠룡들 '꿈틀'

2020-06-28 0

[여의도풍향계] 통합당 '백종원'에 화들짝…민주당은 잠룡들 '꿈틀'

[앵커]

지난주 여의도 정가에서는 난데없이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화제였습니다.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차기 대선주자로 백 대표를 거론한 사실이 알려지면서입니다.

농담조로 던진 말이지만, 파장이 적지 않았는데요.

이번 주 여의도풍향계에서는 각 당의 대권 잠룡들의 움직임을 짚어봅니다.

이준흠 기자입니다.

[기자]

통합당 김종인 위원장이 툭 던진 백종원이란 이름이 지난주 내내 화제였습니다.

인물난에 시달리는 통합당의 답답한 속내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인데요.

당 비례대표 의원과 간담회에서 대선주자가 마땅치 않다는 한 의원의 말에 김종인 위원장은 백종원 대표를 언급했습니다.

화들짝 놀란 백 대표가 직접 "꿈도 꿔본 적 없다"며 해명에 나서기도 했는데요.

농담조로 던진 말이지만, 인물난에 시달리는 통합당으로선 마냥 웃을 수 없는 게 현실입니다.

"(당내에는 대권주자 삼을 만한 인물이 없다는 취지로 말했는데…) 그 뜻을 잘 헤아려야 되겠죠."

"저는 굉장히 새겨듣고 있는데 분발하라, 지금 상태로는 도저히 정권 재탈환 불가능하다, 더 노력하라…"

김 위원장은 앞서 대권주자상으로 '40대 경제전문가', 노무현 전 대통령 등을 언급했는데요.

이 사람 저 사람 다 꺼내봐도 인물이 시원찮고, 결국 김종인 본인이 제일 낫지 않냐고 말하기 위한 '셀프 대망론' 아니냐는 말까지 나올 정도입니다.

실제로 야권 차기 대선주자, 떠오르는 사람있으신가요?

지난 4·15 총선 패배 이후 뚜렷한 인물이 보이지 않는 게 현실입니다.

총선 전까지만 해도 야권 대선주자 1위로 꼽히던 황교안 전 대표, 총선 패배 책임을 지고 물러난 뒤 자취를 감췄습니다.

"일선에서 물러나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 저의 역할이 무엇인지 성찰하도록 하겠습니다."

현재로선 무주공산인 보수 대표주자 자리, 눈에 띄게 공을 들이는 건 최근 "과거 원희룡은 잊어달라"며 보수 주자로 각인을 시도하는 원희룡 제주도지사입니다.

"역사 속에서 변화를 주도했던 게 누가 뭐래도 보수라는 이름이기 때문에 그 역동성을 되살려서 대한민국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여기에 앞서 대권 도전을 공식화한 유승민 전 의원도 물밑에서 보폭을 넓히고 있습니다.

무소속 홍준표 의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됩니다.

하지만 홍준표 의원을 빼고는 최근 차기 대선주자 선호 조사에서 5위권 안에 이름을 올린 사람이 없는데요.

일단 '백종원 소동'으로 야권 잠룡들이 대중의 관심을 받는 데는 성공했습니다.

복도 건너편 더불어민주당으로 시선을 돌려보면 상황은 반대입니다.

대중적으로 주목을 받는 선수들이 다양하게 포진하고 있는 가운데 당권 경쟁구도까지 가미되면서 물밑 신경전이 예열되는 분위기입니다.

가장 앞서 나가고 있는 잠룡, 역시 이낙연 의원입니다.

특유의 안정감을 바탕으로 '대세론'을 타고 있는 이 의원, 당 대표 출마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집권여당의 키를 잡아 코로나19 대응을 주도하고, 상대적으로 약점이었던 당내 기반을 다져, 대선을 위한 세력 구축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습니다.

기존 공부모임도 대선 준비용 싱크탱크로 확대 개편할 예정입니다.

여론조사로 나오는 지지율이 워낙 압도적여서 '부자 몸조심'을 하는 걸까요?

민감한 현안 질문에는 즉답을 피하며 몸을 낮추고 있습니다.

김부겸 전 의원 역시 당권 출마 선언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습니다.

비록 21대 국회 입성은 실패했지만, 민주당의 험지인 대구에서 지역주의 타파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한 게 강점입니다.

이낙연 의원과 당권 경쟁을 벌이는 동시에 각종 현안에도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습니다.

국회 밖으로 눈을 돌려도 승천을 꿈꾸는 여권 잠룡들이 많은데요.

특히 이재명, 박원순 등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코로나 최전선에서 이름값을 높였습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사태 초기 직접 이만희 총회장 별장까지 쫓아가는 등 속 시원한 행정으로 해결사 이미지를 키웠습니다.

"대한민국의 심각한 위기 상황이라고 할 수 있는데…우리 공동체 전체의 안전을 위해서 협조해 주시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전국민 재난지원금 이전부터 경기도 자체 재난소득을 지급하며 우리 사회, 기본 소득에 대한 화두를 던지기도 했습니다.

박원순 시장은 대규모 보수 집회를 막으러 현장으로 달려가는 등 코로나 전쟁의 선봉장으로서 강단있는 지도자의 모습을 부각하고 있습니다.

"집회를 금지한 것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필수 불가결한 조치였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두 사람은 기본소득과 전국민 고용보험을 놓고 공개 설전을 벌이며 논의의 장을 열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정세균 국무총리, 이광재 의원 등도 자신들의 공부모임을 통해 세력을 키우며 운신의 폭을 넓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잠룡들이 수면 밑에서 서서히 몸을 풀고 있는 것입니다.

차기 대선까지는 이제 1년 8개월 정도 남았습니다.

역동적인 대한민국 정치 특성상, 강산이 바뀌어도 수십 번은 바뀔 시간인데요.

하지만 인류가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는 정치 지도자에겐 결코 길지 않은 시간일 것입니다.

지금까지 여의도풍향계였습니다. (hu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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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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